[20170128] 「서민경제의 터전, 전통시장」
작성일 2018-04-25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593
(인터뷰) 시리즈 자문한 장흥섭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 원장 "전통시장 활성화는 '차별화'에서 나온다"...퇴임 후 전통시장 활성화에 집중할 예정
"디지털경제의 전통시장 시리즈는 젊은층에게도 인기"
“전통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차별화’ 입니다. 재밌고 특색 있는 시장은 주차장이 없고 불편해도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전통시장의 가장 강한 힘이 되는 것이죠.”
 
서민경제의 터전이자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전통시장이 계속되는 경기 불황과 현대화, 늘어나는 유통업 등에 밀려 오랜 시간 침체기에 놓여있다.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 장흥섭 원장은 시장의 특색을 살린 ‘차별화’가 가장 중요한 활성화 방안이라고 밝혔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현대화’보다는 ‘차별화’가 중요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36년간 전 세계 460여개의 시장 현장을 돌며 활성화 방안을 연구해온 장흥섭 원장은 시장의 현장을 직접 다니는 국내 유일무이한 전통시장 전문가이다. 때문에 본지는 지난해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연재한 ‘서민경제의 터전, 전통시장’ 시리즈에 장 원장으로부터 매회 자문을 받았다.
 
‘서민경제의 터전, 전통시장’ 시리즈는 전통시장의 역사와 시장과 관련된 이야기, 시장의 현장, 특별한 콘텐츠 등을 소개하는 기사로 총 19개의 전통시장을 연재했다. 장 원장은 “전통시장 시리즈의 경우 대구·경북권의 대표적인 시장 약 20개를 4개월간에 걸쳐 자문했다”며 “이번 전통시장 시리즈는 그저 시장을 알리는 기사가 아닌 시장의 재밌는 역사와 문화, 현장까지 담긴 기사로 SNS 등을 활용해 젊은 층에게도 많은 인기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자문 역할을 하면서 그가 느낀 우리나라 전통시장의 활성화 무기는 ‘차별화’였다. 시장이 가진 역사와 문화를 살려 그 시장만의 색다른 매력을 만들어야 제대로 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 차별화를 한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활성화 사업에서 차별화는 중요시 되지 않는다”며 “현재 시장 활성화 사업으로 가장 우선시 되는 게 ‘아케이드 사업’인데 모든 시장에 같은 아케이드를 설치해 시장의 특색과 매력을 오히려 없애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억지춘양시장은 고즈넉한 시골의 분위기를 살린 전통시장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여행객들에게 ‘힐링의 명소’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처럼 다른 유통 업태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이 시장 안에 담겨졌을 때 그 시장은 다른 시장과 차별화되고 활성화 될 수 있다. 장 원장은 “헝가리의 중앙시장이나 브라질의 상파울로 중앙시장 같은 경우에는 시장 건물 자체가 그 지역의 랜드마크가 된다”며 “그래서 어떤 이들은 그 건물 보기위해 그 나라를 여행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대구·경북지역은 구 지역에 맞는 맞춤 활성화 방안을 실시해야 전통시장이 살아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장 원장은 “우리나라의 전통시장 5개 중 2개는 대구·경북의 시장이라고 할 만큼 많은 전통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경북권에 위치한 시장의 경우 대구의 시민들을 불러들이지 않으면 활성화가 될 수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경북지역 시장은 문화관관형시장으로 발전해 대구 시민들을 불러들일 수 있는 시장이 되어야 하고, 대구지역 시장은 지역 주민 위주로 포커스를 맞춰 시장의 특색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젊은이들의 유입은 시장의 수명을 늘리는 중요한 방안
 
장흥섭 원장은 1981년부터 경북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로 임용된 후 36년간 교직을 지키다 올해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다. 장 원장은 정년퇴임을 하고 난 후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더욱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퇴직을 한 후에는 36년간 일만 했던 나에게 잠깐이나마 휴식을 주려고 한다”며 “그 이후에는 교수가 아닌 전통시장 전문가로서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더욱 힘쓸 예정이다”고 말했다.


장 원장은 지난해 12월 세계 53개국 120여개의 해외시장을 직접 다니면서 실시한 현장조사와 분석, 연구를 통해 얻은 활성화 방안을 담은 ‘세계전통시장-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발간했다. 이 책은 전 세계 해외시장을 직접 다니며 집필한 세계최초의 전통시장 전문서적으로 많은 화제를 낳았다.
 
“앞으로도 전통시장에 대한 문화와 재밌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이야기가 많이 생겨나서 시민들과 도민들이 전통시장에 대해 더욱 큰 관심을 가지고, 더 나아가 어려운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끝으로 장 원장은 전통시장에 대한 추억을 간직한 중장년뿐 아니라 젊은이들에게도 전통시장의 역사와 문화, 매력을 많이 알려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 중에서 시장 안에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담음으로써 젊은이들의 방문을 증가시키는 방안이 있다”며 “젊은이들의 소비가 훨씬 많고 젊은이들이 시장에 오면서 시장의 수명도 훨씬 길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젊은 층의 시장 방문 추세를 증가시키는 것은 시장 활성화에 아주 중요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디지털경제 김지은 기자 kje@deconom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