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120] 「서민경제의 터전, 전통시장」7색 빛깔 가득한 '칠성종합시장'자연스럽게 형성된 7개의 각기 다른 특색의 시장...시장별 장점 가득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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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8-04-24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705 |
“쪽파 한 단 얼마에요?”, “그거는 한 단에 4천 원, 옆에는 3천 원만 주이소.”
17일 오후 2시 대구 북구 칠성시장에서는 본격적인 김장철을 맞아 일찍 김장을 준비하는 주부들로 가득했다. 주부들은 칠성종합시장의 신선한 청과들을 직접 보고 만지며 신중하게 골라 장을 보고 있었다. 한 상인은 “쪽파와 시금치 등 이곳의 채소와 나물, 청과 등은 새벽 밭에서 수확하는 것이 상당수”라며 “칠성시장의 자랑은 바로 ‘신선함’이다”고 말했다. 대구 지역에서 서문시장 다음으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칠성종합시장’은 예전부터 신선한 사과와 청과, 수산물 등을 살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각기 다른 특색을 가진 7개의 시장이 모인 칠성종합시장은 그 이름 그대로 ‘골라서 보는 장’의 재미가 쏠쏠한 시장이다. ◆특색 있는 7개의 시장들이 모여 있는 시장 칠성종합시장은 인근 농촌 및 하양등지에서 나는 풍부한 사과와 농산물로 유통이 활발해지면서 동촌시장이라 불린 곳으로, 1969년 시장 공영화 시책에 따라 북문시장(칠성원시장)이라는 상설시장이 생겨나면서 칠성종합시장의 모태가 됐다. 이 시장에서는 다른 시장들과는 다르게 정해진 입구가 없다. 가는 길목마다 7개의 작은 시장들이 조성돼있고, 이들이 모두 모여 하나의 큰 시장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칠성종합시장은 칠성원, (유)칠성, 삼성, 대성, 경명, 대구청과, 대구능금까지 총 7개의 시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은 칠성남로와 칠성교 네거리 일대를 중심으로 모두가 맞붙은 모양으로 형성돼있다. 7개의 시장을 모두 합친 칠성종합시장의 점포 수는 약 1천59개로 종사자는 1천849명에 달한다. 7개의 시장 중에서는 (유)칠성시장이 420개의 점포로 가장 큰 규모의 시장이고, 가장 작은 규모는 대성시장으로 21개의 점포가 운영 중이다. 규모로는 대구의 가장 큰 시장인 서문시장에서도 밀리지 않을 만큼 넓은 칠성종합시장의 개별시장들은 모두 다른 특색을 가졌다. (유)칠성시장은 주로 농산물과 축산물, 수산물 등을 판매하며 칠성원시장(북문시장)은 채소와 과일, 돼지고기 등을 판매한다. 또 경명시장은 수산물이 가장 대표적이고 능금시장은 청과물 도매를 주로하며, 삼성시장은 전자제품과 농수산물, 공산품 등을 판매한다. 청과시장과 대성시장은 주요 품목은 농수산물과 잡화이다. 7개의 시장 중 가장 오래된 시장은 대구능금시장으로 1954년에 개설됐다. 이 시장은 예전부터 능금으로 유명해 대구에서 ‘사과시장’으로 불렸으며, 지역을 대표하는 과일 도매시장으로 자리매김해왔다. 북구의 한 아파트 앞에서 과일상점을 운영한다는 오환욱(39) 씨는 “이 곳은 농산물 도매시장인 매천동 효성청과 다음으로 큰 규모를 가진 시장”이라며 “역사도 깊고 규모도 큰 만큼 취급하는 품목도 다양하고 항상 신선한 과일을 살 수 있어서 판매하는 과일은 모두 이 시장에서 구입한다”고 말했다. 칠성종합시장 중간 골목길에 위치하고 있는 경명시장은 칠성종합시장 중에서 재래시장의 매력을 가장 많이 느낄 수 있는 시장이다. 색색의 파라솔이 가득한 이 시장에서는 싱싱한 수산물을 구매할 수 있다. 40년 간 경명시장에서 수산물을 판매한 하순분(73‧여) 어르신은 “22살 때 장사를 시작해서 애들 다 키우고 오는 12월에는 손녀가 결혼을 앞두고 있다”며 “이 시장이 대형마트나 백화점처럼 편리하지는 않지만 옛정만큼은 그대로 살아있기 때문에 이곳을 찾으면 옛정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칠성종합시장은 신선한 청과와 수산물을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식당이나 점포를 운영하는 소매상들이 많이 찾는 시장으로 유명하다. 소매상들은 주로 영업 전 새벽에 시장을 찾아 재료를 떼어가기 때문에 이 같은 특성으로 칠성종합시장은 새벽부터 문을 여는 점포가 많다. 김진숙(47‧여) 씨는 “김장 준비를 하려고 장보러 왔다”며 “칠성종합시장은 없는 게 없을 정도로 크고 특히 신선한 농수산물들이 많아 김장을 할 땐 항상 이곳을 찾아 재료를 구입한다”고 밝혔다. ◆매해 개최되는 시장 축제와 야시장 조성까지 칠성종합시장에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홈플러스는 대구 지역 첫 진출 장소로 칠성종합시장과 불과 1k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홈플러스 칠성점을 1990년대 후반 개점했다. 이어 이마트 역시 홈플러스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칠성점을 오픈했고, 시장은 큰 타격을 받았다. 게다가 지난 2015년에는 이마트 건너편에 롯데그룹의 창고형마트가 오픈을 준비하면서 상인들과 마찰을 빚었다. 도매성격이 강한 칠성종합시장과 약 1km 떨어진 곳에 창고형 마트가 들어서면 시장은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지난해부터 칠성종합시장 상인들은 창고형마트의 개점을 적극적으로 반대해왔다. 북구청 역시 창고형마트 추진 측과의 행정소송 등을 진행했다. 하지만 끝내 마트의 개점을 연기할 수 없었다. 대신 상인 측과 롯데그룹은 상생을 위한 협약을 맺었고, 창고형 마트가 아닌 일반 롯데마트를 오픈하기로 결정 내렸다. 이 같은 난관이 발생하기 전부터 칠성종합시장은 침체된 시장을 살리기 위해 지난 2003년부터 꾸준히 현대화 사업을 진행해왔다. 또한 매해 10월에 열리는 ‘칠성종합시장 굿 페스티벌’이 올해 9회째를 지나 내년에는 10회를 맞이할 예정이다. 대구시 북구청 도시재생과 시장활성화 황기찬 팀장은 “7개 시장이 간단한 시설 현대화 사업은 한 번씩 다 진행된 상태이며, 현재는 소규모환경개선사업으로 삼성시장의 조명을 LED조명으로 교체하고 있다”며 “칠성종합시장 축제도 더 많은 사람들을 시장으로 불러 모으기 위해 문화가 함께 하는 축제로 발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칠성종합시장에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한 야시장이 조성되면서 시장이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 칠성종합시장에 조성될 야시장은 40~60대를 위한 야시장으로, 20~30대를 타깃으로 하는 서문야시장과는 다른 특색 있는 야시장이 조성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4일 대구시는 인근 상인들과의 협력을 끝낸 이후 관련 사업 등을 지원해 야시장 조성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구시 북구청 관계자는 “칠성종합시장의 야시장은 시장 활성화에 보탬이 되지 않을까 해서 현재 분석 중인 하나의 사업”이라며 “아직 구체적으로 확실한 계획이나 예산 같은 것은 정해지지 않았고, 검토를 하는 중이다”고 밝혔다.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 장흥섭 원장은 “칠성시장은 인근에 시내와 신천대로, 대구역 등이 인접해 있어 접근성과 가시성이 좋은 시장으로 주변에 먹을거리와 쇼핑지역이 풍부하다”라며 “교통 혼잡으로 인한 불편함을 개선하고 시장의 특색을 살려 문화와 접목시킨다면 더 큰 시장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경제 김지은 기자·노경석 기자 kje@deconomic.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