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24] 「서민경제의 터전, 전통시장」다양한 테마가 숨쉬는 곳, '불로전통시장'5일장과 상설장이 동시에 열리는 도심 속 테마재래시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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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8-04-24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1033 |
20일 장날을 맞은 불로전통시장은 오전 6시부터 각지에서 상인들이 몰려왔다. 추석이 지난 첫 장날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찾아온 많은 상인들은 서둘러 상품들을 내리고 천막을 치며 장을 준비했다. 이어 30분쯤 지나자 먹음직스러운 사과와 복숭아를 가득 실은 화물차가 시장에 도착했다. 3년 째 같은 자리에서 사과와 복숭아를 판매하고 있는 이상현(57) 씨는 서둘러 차에서 사과와 복숭아를 내린 후 바닥에 정성스레 진열했다. 그리고는 사과 박스 일부를 뜯어내 매직으로 ‘산사과 5000원’, ‘황도 5000원’ 등을 적어 바닥에 둔 뒤 본격적으로 장사를 시작했다. 대구시 동구 불로동에 위치한 불로전통시장은 대구 도심 인근에 위치한 유일한 전통시장으로, 많은 관광지와 연결되는 좋은 지리에 위치해 있어 다른 전통시장에 비해 많은 유동인구를 자랑하는 시장이다. ◆경북 5대 5일장으로 8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시장 불로전통시장은 5일과 10일 장날이 열리는 5일장이다. 1930년대에 정식 개설된 뒤 80년이 넘게 운영되고 있다. 현재 위치에서 개설된 불로전통시장은 1930년대 일제 강점기부터 한국전쟁이 있기 전까지 칠성시장과 함께 대구의 양대 시장으로 불렸다. 불로전통시장이 처음 생겨나게 된 정확한 연도는 알 수 없지만 조선시대 3대장 중 하나인 서문시장보다 더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김천, 영천, 반야월, 하양장과 함께 경북 5대 5일장으로 선정됐을 만큼 성했던 곳이다. 40~50년 전에는 나무시장, 우시장, 토끼시장 등 규모가 엄청나 품목별로 나눠 장이 섰으며, 20~30년 전에는 삶은 오징어와 소라, 가오리 등을 넣고 무친 무침회 골목으로 유명세를 탔다. 한때 이곳에는 30여개의 무침회 가게가 자리해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후 90년대부터 가게가 하나둘 없어지면서 자연스럽게 골목도 사라졌다. 현재까지 무침회는 대구의 10美 중 하나로 남아있지만 불로전통시장의 무침회골목은 역사 뒤로 사라지고 서구 반고개에 무침회골목이 들어섰다. 지금의 불로전통시장은 1만5천772㎡에서 185개의 점포가 운영되고 있으며, 5일장과 일일장을 겸한 상설시장으로 운영 중이다. 오래된 역사를 가진 불로전통시장은 지난 2005년부터 시작된 개선사업으로 시장 이용객에게 많은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앞서 공중화장실과 목공예전시장, 시장안내입간판, 공영주차장을 설치했으며, 지난 2009년도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중소기업청이 주관한 문화관광형 특성화시장으로 선정돼 3년 간 국비 50억 원을 지원받아 상징문주, 아케이드를 설치했다. ◆도심 속에 위치한 테마재래시장 ‘불로전통시장’ 지난 20일 현대화된 불로전통시장에 파란색과 노란색의 교복을 입은 아이들이 찾아왔다. 불로전통시장의 장날을 맞아 인근에 위치한 영신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전통시장으로 체험학습을 나온 것. 아이들은 오순도순 모여 고사리 같은 손으로 가방에서 돈을 꺼내 찹쌀도넛과 미니김밥 등을 구매했다. 자신이 가진 돈으로 직접 사고 싶은 것을 구매하고 산다는 기쁨에 아이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또한 몇몇 아이들은 뻥튀기를 만드는 아저씨 앞에서 설렘 가득한 표정으로 기다리고 있다가 아저씨의 ‘뻥이요~’ 하는 소리에 맞춰 귀를 막고 뻥튀기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보며 박수를 치면서 좋아하기도 했다. 함께 체험학습을 나온 선생님은 “요즘 아이들은 항상 어딜 가든 ‘뛰지마라, 하지마라, 만지지마라’라는 말을 듣고 사는데 시장에서 만큼은 함께 북적이면서 만지고, 직접 사고, 먹고 할 수 있어 아이들이 굉장히 즐거워한다”며 “시장은 우리나라의 문화가 숨 쉬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견학을 통해 아이들이 책에서는 배우지 못하는 것들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불로전통시장은 인근에 많은 관광지가 있어 관광과 쇼핑, 힐링까지 할 수 있는 테마재래시장으로 유명하다. 깔끔한 상점이 양쪽으로 이어진 시장은 한산하면서 깨끗한 느낌을 주다가 장날이 되면 길이 가득할 정도로 큰 장이 들어서 시골장터 같은 모습까지 상반된 매력을 느껴 볼 수 있다. 또 종합시장인 불로전통시장은 인근 목공예단지에서 생산되는 목공예품과 평광사과, 하훼류 등의 대표 품목 외에도 농산물, 공산물, 의류 및 잡화를 판매하고 있다. 특히 전국에서 손꼽히는 탁주 불로막걸리와 순두부, 친환경미나리 등도 유명한 품목들이다. 이 외에도 불로전통시장은 팔공산 주변에 위치해있어 팔공산 인근에서 나는 로컬농산물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곳에서 파는 곡물과 야채, 과일 등은 대부분 로컬농산물이다. 50년 가까이 이곳에서 옥수수와 뻥튀기 등 먹을거리를 팔고 있는 허광자(75·여) 씨는 “20대 무렵부터 불로전통시장 장날에 나와 장사를 했는데 어느덧 이렇게 세월이 흘렀다”며 “그래도 최근 인근에 아파트 등이 많이 들어서면서 시장에 사람들도 많아지고 아이들도 많이 오고 시끌벅적한 것 같아 보기가 좋다”고 말했다. 시장으로 장을 보러 나온 정채옥(62‧여) 씨는 “싱싱하고 좋은 농수산물을 저렴하게 살 수 있어 불로전통시장의 장날에 맞춰 항상 장을 보러 온다”며 “매일 아파트에 있다가 장날에 여기 오면 박작박작한 게 사람 사는 맛이 난다고 해야 하나, 그리운 옛 느낌을 느낄 수 있어 자주 나온다”고 말했다. ◆주변 관광지를 품은 ‘불로전통시장’ 또한 이곳에는 산책을 할 수 있는 산책로와 작은 도서관, 목공예 전시 판매장, 어울림극장 등이 있다. 목공예 전시 판매장에는 손수 만든 다양한 목공예들이 전시돼있어 그릇부터 식탁까지 다양한 목공예들을 구경할 수 있으며, 어울림극장에서는 정기적인 공연과 축제, 노래마당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뿐만 아니라 시장 주변에는 팔공산과 불로동고분군, 갓바위, 봉무공원 등 다양한 관광지가 인접해 있다. 또한 복합단지와 주거시설, 산업단지 등 115만7천여㎡의 대구경북 미래형 복합 신도시 이시아폴리스가 올해 완성되면서 유동인구가 더욱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 동구청 관계자는 “앞으로 불로전통시장이 더욱 활성화되도록 광장 및 직거래장터 등 고객편의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라며 “불로전통시장을 방문할 때는 5일장이 열리는 ‘5, 10, 15, 20, 25, 30’일에 와야 다양한 공연과 풍성한 제품들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 장흥섭 원장은 “불로전통시장의 경우 대구 도심 인근에 있는 시장으로써 이시아폴리스 등으로 인해 주변 인구가 상당히 많으며, 주변에 팔공산, 갓바위, 동화사 등의 관광지도 함께 있어 좋은 지리적 위치를 가지고 있다”며 “이러한 관광지를 적극 활용해 관광지를 찾은 사람들과 인근 주민들을 시장으로 모으는 방안을 연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디지털경제 김지은·박상희 기자 kje@deconomic.co.kr |